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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

함께 본 이는 B급 영화라 말하고
감독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기승전결은 있는지, 내용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영화를 보고 나와 대체 이게 왜 이렇게 평점이 낮은거지? 라고 생각한 나에게 답을 준 것이다.

사람마다 디른 평가가 나올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잘 보면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고, 기승전결도 있고, 감독이 말하려고 하는 것도 있다.

이상한 초능력 때문에 타의에 의해 눈을 가리고 다녀야 하던 초인은 초능력으로 아버지를 죽이고,
같이 죽자는 어머니를 뿌리치고 세상으로 들어간다.
한국말을 유난히 잘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등장한다.
그 외국인들의 한국 친구는 생일을 함께 보낼 가족이 없고, 차에치여도 살며 회복속도가 매우 빠른 자다.
(임규남:내가귀여워라 하는 아가의 이름과 똑같다)

한 쪽 다리가 없어 가짜다리로 살아가는 초인은 초능력으로 사람들을 조종해 세상을 쉽게 살아간다.
하지만 회복속도가 빛처럼 빠른 규남에게 초인의 초능력이 먹히지않으면서
초인의 삶도 규남의 삶도 엉망이 되고 둘은 서로를 죽이기 위해 서로를 찾아나선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명백하게 초인을 악역으로 몰아가며 참으로 무섭게 수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그리고 살기도 한다.
유토피아에서 온 불사신과 같은 임대리 덕에 사는 사람도 있지만 웃음을 주었던 외국인 친구들은 살리지 못한다.

초인은 말한다.
"너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 넌 그냥 사람들 속에 섞여 조용히 지냈어야 했다."

규남은 말한다.
"널 죽이겠다. 그리고 니가 죽인 수 많은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리며 살겠다."

규남이 초인에게 이름이 뭐냐고 물었을 때 (나도 처음부터 궁금했다. 초인의 부모도 초인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다.)
초인은 '누가 나를 기억해 줄까' 라고 생각했고
둘은 옥상에서 떨어졌고 초인은 죽었고 규남은 살았다.



극 중반이후 초능력을 너무많이 쓴 초인이 자꾸 고통을 호소하며 눈을 비벼 설마 눈이 멀게 되는 결말이 나는건 아니겠지 초조했다. 그럼 임대리가 필요 없잖아.

피를 한바가지 흘리고도 사는 임대리를 보며 눈으로 지배하는 강동원의 초능력보다 고수의 초능력이 헛배 낫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임대리가 선이기 때문에 좋아보인건가.

규남은 자신을 유토피아에서 온 임대리라고 했다. 외국에서 온 친구는 세금냈으니 경찰에 하게 두라는 한국인을 쏙 빼닮은 말을 하는데 유토피아에서 온 임대리는 자기가 잡겠단다. 이런 사람은 정말 유토피아에만 있는건가.

신은 (혹은 감독은) 초인에게 초능력을 주었고 다리하나를 주지 않았다. 신은 공평할지 모르겠으나 초인은 너무 외로워 보였다. 강동원 효과인가? 하지만 부모조차 버리려 했고 감독은 이름도 주지 않았다. 이 얼마나 외로운가.

옥상에서 떨어진 규남은 손가락만 움직이는 불구가 된다. 수많은 사람을 살리겠다던 약속은 지키지 못한 건가 아쉬워하던 차에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아가를 보자 그 놀라운 회복속도로 아가를 구하며 유쾌한 결말을 보여준다.


당연히 비현실적인 영화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슈퍼맨도 배트맨도 아이언맨도 비현실적이다.

너무 잔인하다. 초인이 사랑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을 받지 못했으니 사람에 대한 인정도 없질 않겠나.

초인은 악역인데 불쌍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인, 어떻게 보면 사랑이 부족하다는 우리 아가들도 초인과 같은 마음으로 남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자랄까봐 무섭다.
나도 점점 그런사람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 무섭다.


ps1. 강동원은 2005년 형사에 이어 또 다시 이름 없는 주인공 역을 맞게 되었다는 이런 슬픈 이야기가. ㅎㅎ
ps2. 초인의 초능력에 의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엑스트라들의 연기가 정말 소름돋게 대단하다.
        감독의 능력인건가.
ps3. 4D로 본 초능력자는. 규남이 칼에 찔리고 맞을 땐 정말 내가 맞고 내가 찔리는 것 같은 아픔이 ㅠㅠ
       친구들과 타는 롤러코스터 장면에선 정말 내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
       유쾌한 결말은 시원한 지하철 바람과 함께 더 유쾌해짐.

ps4. 초인의 어린시절 아역은 강동원과 너무 닮아 크면 멋있어지겠다고 생각했다.













초능력자
감독 김민석 (2010 / 한국)
출연 강동원,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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