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즐겨찾는/theater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감독 이준익 (2010 / 한국)
출연 황정민, 차승원, 한지혜, 백성현
상세보기

2010.5.5 CGV 수원
본지 한달여만에 쓰자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왜적으로 부터 나라를 구하자던 대동회와 한 여인과 한 남자는
한 남자의 욕심으로 마지막은 비참했지만
한 남자는 꿈이 있었고, 한 남자는 꿈이 없어
한 여인은 한 남자를 원했으니
그릇되었을지라도 꿈이 있는 것이 좋았을까..

대동회의 한 주축이었던 황정학.
이몽학 덕에 색이 바랜 대동회를 다시 돌리고 싶었던,
그러나 이몽학의 손에 마지막을 맞게된,
맹인 검객 황정학.

익히 수많은 예고와 홍보속에 황정민의 맹인 연기가 대단하다고 들었지만
정말 대단하긴 하셨으니
숟가락만 얹는것도 참 힘든거란 걸 보여주시는 분.

꿈이 있던 한 남자, 이몽학.
꿈을 위해 여자도 버리고, 친구도 버리고, 동료도 버렸던 한 남자.
분명히 그른 행동이었음에도
이몽학을 보고 그르다고만은 할 수 없었던건 무엇인지.

꿈이 없던 한 남자, 견자.
한신균의 서자로 태어나 방황만 했지만
한신균은 그에게 "이 나라의 왕도 서자다."라고 말하며 꿈을 갖길 원했고,
이몽학의 칼을 맞고 죽은 아버지의 원수를 복수하겠다며 길을 떠난 견자.
그러나 한 여인은 견자에게 꿈이 없다고 말했다.

이몽학의 여인, 백지.
마음 속엔 커다란 꿈을 가진 한 남자가 자리잡았으나
한 남자의 꿈은 백지가 아니었기에
마음이 아플 수 밖에 없던 여인.

이몽학과 황정학의 싸움.
친구를 잃은 슬픔을 가진 맹인검객과 꿈이 있으니 최고의 검객이 될 수 밖에 없는 두 검객의 싸움.

내가 고른 명장면.

이몽학을 찾아야 한다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함께 길을 떠나게 된 견자와 황정학.
황정학의 탁월한 맹인 연기와,
은근한 견자에 대한 애정으로 막 대하는 듯 칼 다루는 솜씨를 가르쳐 주는 장면들과,
견자가 황정학의 행동에 익숙해지며 점점 서로 친해지는 장면들속에
구수한 황정학의 사투리까지 더해져
웃음기 있는 영화가 될 수 있었기에 내가 고른 명장면.


이준익 감독 특유의 결말답게
한 여인과 한 남자와 한 남자와 한 남자가 원한 세상은
죽음 후의 세계에서 꿈처럼 펼쳐졌으나

네 사람의 이야기를 엮기에는 두시간이 짧았는지,
네 사람의 이야기가 한 눈에 보이지 않아
아쉬웠던 영화.

풍자도 있고, 해학도 있고,
슬픔도 있고, 기쁨도 있고, 꿈도 있었지만
영화안에 있어야 할 것들이 많아
아쉬웠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