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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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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영화의 거리에 붙어있는 영화속 한 장면 사진.

영화를 보는 내내 부끄러웠다.
델리아의 모습이 나와 너무 닮아서.
델리아의 엄마, 아빠가 너무 우리 엄마, 아빠 같아서.

델리아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소녀라면,
나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소녀인데.

델리아 만큼이나 나도 어린가보다.
 






한 주스광고촬영 현장. 18살 소녀 델리아는 주스회사에서 개최한 행사의 경품인 자동차를 받을 생각에 기대에 차있다. 하지만 우스꽝스러운 촬영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휴식시간엔 부모가 차를 팔라며 그녀를 닦달한다. 광고촬영이라는 비일상적이지만 단순한 에피소드 안에 부모와의 갈등, 꿈과 현실의 괴리와 같은 누구나 경험하는 고민들을 담아낸 작품. 행복과 좌절을 겪으며 조금씩 성장하는 소녀의 모습이 가슴 깊이 와 닿는 이 영화는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반어(反語)의 수사학은 항상 흥미롭다. 모순되는 두 상황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더욱 그 현실에 밀접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음료수 회사에서 벌인 경품 행사에 당첨되어 고급 승용차를 타게 된 루마니아의 작은 지방출신 소녀 델리아는 표면상으로‘행운아'이며 행복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녀의 부모는 경제적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이 경품을 바로 팔아 치울 계획에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의 것이 되지도 못할 자동차 위에 앉아 음료수를 한없이 마셔대며 광고를 찍는다. 대사를 까먹고, 광고주는 계속 끼어들어‘더행복한 얼굴’을 요구하며, 짧아지는 태양빛 때문에 감독은 점점 짜증을 내며 소리지르고, 그나마 쉬는 동안엔 매매 계약서의 사인을 원하는 부모와 실랑이를 벌인다. 그녀는“저는 세상에서 가장 운 좋고, 행복한 소녀랍니다”라고 광고대사를 되뇌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비참한 상황에 놓여 있을 뿐이다. 카메라는 영화의 리얼리티를 극대화시킨다. 델리아는 행운아이며 광고의 주인공이지만, 영화의 카메라는 그녀를 마치 주변인처럼 잡아낸다. 잠시도 그녀를 내버려두지 않는 영화 속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대도시의 소음과 더위, 화면을 끊임없이 가려대는 사람들이그녀가 처한 아이러니를 적절하게 표현해 낸다. 라드주드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지만, 여전히 단편 영화의 감성이 풍부하게 살아 있는 듯한 작품이다. (김세진)


2009 베를린영화제 국제예술영화관연맹상



라드 주드 Radu Jude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출신.
1996년부터 부쿠레슈티 대학교에서 법 을 전공하던 중에 1999년 미디어 대학에 입학하면서
영화제작에 관해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단편 <알렉산드라>(2007)와 < 어느 일요일>(2006)로 우수 단편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바 있다.
첫 장편인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소녀>는 NHK의 지원을 받은 작품으로,
2009년 베를린영화제에서 국제예술영화관연맹상을 수상했다.

2007 < Alexandra>
2005 < In the Morning>
2006 < The Tube with a Hat>


출처 : www.jiff.or.kr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