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행진 와이키키
2009. 02. 18. pm8:00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연수의 한 과정으로 보게 된 뮤지컬.
평소에 내가 관심있어하는 뮤지컬도 아니었고
'와이키키브라더스'조차 보지 않았고
그래서
누가 나오는지, 뮤지컬 넘버는 뭐가 있는지, 내용은 뭔지 모른 체 봤다.
간단하게 한줄로 요약하면
80년대 고교생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2000년대까지 이어졌다는
내용이다.
뮤지컬 넘버는 내가 잘 아는 노래들이 주를 이루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 하하하쏭, 뮤지컬, 해뜰날, 나도야 간다, 황홀한 고백, we will rock you 등등
익숙한 노래들을 극의 흐름과 내용에 맞게 적당히 개사하고 편곡하였다.
그래서 더 신나게 관람했는지도.
하지만
밴드는 각자 서로서로 다른 옷을 입고 있어 리허설을 보는 느낌이었고,
왠지 어색한 연기 - 어쩌면 컨셉이었겠지만 - 는 어정쩡한 웃음을 띄게 했다.
무엇보다도,
마지막 즈음에 두 주인공이 부른 '거위의 꿈'은
내가 여태까지 들었던 수많은 '거위의 꿈' 중 제일 듣기 거북했다.
몇달 전 카니발의 생생한 라이브를 들은 이유도 있게지만
나름 편곡해서 넣은 화음은 왜 이렇게 안 맞는 느낌이던지 ㅠㅠ
그래도
나름 공짜로 이렇게 좋은 공연장에서 뮤지컬을 볼 수 있었고,
신나게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연수를 받는 즐거운 마음이 더해졌지만^^)
주인공 지수의 파워풀한 가창력은 듣는 내내 소름이 돋을 정도!
중성적인 보이스의 은근한 매력과
엄청난 음역을 뛰어넘는 그 가창력ㅠ
배우 분께 반했다.
그리고
역시나 빠뜨릴 수 없는 뮤지컬의 묘미!
무대 구석구석 조연 연기자들의 단 일초도 놓칠 수 없는 애드립!
큰 공연장에서 맛볼 수 있는 시공간의 적절한 변화를 보여주는 무대 세트!
커튼콜에서의 관객과 함께 하는 즐거움!(1층이 아니었기에 제대로 즐길 수는 없었지만ㅠ)
다시금 뮤지컬에 나를 빠뜨렸다.
보면서
계속 아빠, 엄마 생각이 났다.
고등학교 때의 저런 추억이 없을 것 같아서 생각이 났고
보여드리면 좋아하실 것 같아서 생각이 났다.
그리고 왜 하필 연수과정으로 선택한 뮤지컬이 이걸까 생각해봤다.
싼 이유도 있겠지만
80년대의 학교는 그랬다? 누구나 꿈이 있다?
그런걸 보여주고 싶었을까?
요즘은 이런 사소한 경험들을 자꾸 마음속에 새겨놓고 잊지않고 싶다.
그리고 그런 경험에서 내가 느끼는 느낌들도 기억하고 싶다.
그리고 다 보여줄거다!!
고교밴드 ‘태풍’의 멤버인 은성 철호 영수. 그들은 고교 연합 발표회에서 무대를 압도하는 실력을 가진 충주여고 버진블레이드(길주,지수,영자)를 만나게 되고, 은성은 지수를 짝사랑하게 된다. 졸업을 앞둔 이들은 진학과 사회진출 등의 현실적 문제에 부딪히면서 꿈을 묻은 채 성인이 된다.
세월이 흘러 30대 중반이 된 은성과 친구들은 여전히 음악을 하고 있지만 꿈꾸던 모습은 아니다. 서로의 삶을 살다가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되면서 예전의 꿈을 시작하자는 이야기가 오가면서 환상적인 콘서트를 계획하게 된다.